Google, Gemini를 전문 법률 업무로 확장
Google이 Gemini Enterprise를 전문성과 기밀성, 접근 권한 관리가 특히 중요한 법률 시장으로 확대한다. 새로 공개한 Gemini Enterprise for Legal은 로펌과 기업 법무팀을 위한 전용 환경으로, 법률 질문에 답하는 단순한 챗봇이 아니라 기존 권한 체계와 사건 관리 규칙, 내부 업무 절차 안에서 작동하는 AI Agent 플랫폼을 지향한다.
법률 업무에서는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의 비밀 정보, 고객의 기밀 문서, 로펌 내부 업무 지침, 소송 자료, 계속 바뀌는 법령과 판례를 다룬다. 따라서 실제 업무에 투입되는 AI는 자연스러운 문장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사건과 문서별 접근 권한을 지켜야 하고, 정보 차단 규칙을 우회해서는 안 되며, 생성된 답변이 어떤 자료를 근거로 했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발표는 기업용 AI 경쟁이 범용 비서에서 산업별 실행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도 보여준다. 로펌들은 이미 법률 조사, 문서 작성, 검토, 운영 업무에 생성형 AI를 활용하기 시작했고, 고객 역시 외부 로펌이 기술을 활용해 업무 효율을 높이길 점점 더 기대하고 있다.
네 가지 핵심 요소로 범용 AI를 법률 업무 플랫폼으로 전환
Google은 이 제품을 하나의 AI 모델이 아니라 네 가지 핵심 요소가 결합된 구조로 설명한다.
**법률 업무 전용 기능:** 로펌의 업무 지침, 인용 기준, 문서 작성 방식 등을 반영할 수 있는 재사용 가능한 지시와 맥락을 제공한다. 계약 검토와 수정, 업무 지침 작성, 규제 동향 추적, 법률 조사, 개인정보 열람 요청 처리 등이 초기 활용 사례다.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과의 안전한 연결:** 문서 관리 시스템, 조사 서비스, 사건 자료 저장소, 법률 애플리케이션에 연결하면서 기존 시스템의 접근 권한을 그대로 적용한다.
**여러 단계를 수행하는 AI Agent:** 법률 및 정책 조사, 규제 확인, 계약서 작성 등을 한 번의 답변으로 끝내지 않고 연속된 업무 과정으로 처리한다.
**개방형 파트너 생태계:** 시스템 통합 업체와 법률 기술 전문 기업이 각 조직의 환경에 맞게 구축 방식을 조정할 수 있다.
그 아래에는 법무 IT와 위험 관리 조직이 보안 정책, 비공개 데이터 격리, 답변 근거 기준을 중앙에서 관리하는 통제 계층이 있다. Google은 VPC, 고객 관리 암호화 키, 추적 가능한 인용 정보도 주요 기능으로 내세운다.
첫 번째 자동화 대상은 반복적이지만 정확성이 중요한 업무
Google이 제시한 활용 사례를 보면, 우선순위는 많은 자료를 찾고 비교하고 정리해야 해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최종 판단에는 여전히 법률 전문가가 필요한 업무다.
규제 동향 추적에서는 법률 개정, 법원 사건 진행, 감독기관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새 요구사항을 기업의 기존 정책과 비교할 수 있다. 차이가 발견되면 대응이 필요한 부분을 표시하고 수정된 정책 초안을 준비해 법무팀이 검토하도록 한다. 개인정보 업무에서는 여러 사내 시스템에 흩어진 개인 정보를 모아 정보주체의 열람 요청에 더 빠르게 대응하도록 지원한다.
계약 업무도 핵심 영역이다. 공급업체 계약, 비밀유지계약, 복잡한 인수합병 문서를 조직의 업무 지침과 비교해 위험이 높은 조항과 협상이 필요한 부분을 찾아낼 수 있다. 과거 계약을 분석해 자주 쓰는 조건, 대안 조항, 조직 내부에 축적된 협상 경험을 추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법원 제출 문서에서 가려야 할 민감 정보와 개인식별정보를 찾거나, 비밀유지계약 초안을 만들면서 문서 구조와 형식이 로펌 기준에 맞는지 확인하는 용도도 제시됐다. 핵심은 법률적 판단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인 준비 업무를 줄이는 데 있다.
기존 권한을 유지하면서 데이터를 연결하는 것이 Connector 전략의 핵심
법률 AI는 로펌이 이미 보유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을 때 훨씬 유용해지지만, 바로 그 지점에서 보안 위험도 커진다. Google은 민감한 자료를 별도의 AI 저장소로 대량 이동하는 대신 기존 시스템에 연결하고, 그 시스템이 가지고 있던 접근 규칙을 최대한 유지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업무 도구에서는 Google Workspace의 Docs, Gmail, Drive, Sheets와 Microsoft 365의 Word, Outlook, SharePoint를 연결한다. 문서 관리 분야에는 iManage와 NetDocuments가 포함되고, 계약 관련 시스템으로는 Docusign, 소송 및 전자증거개시 분야에는 Everlaw과 RelativityOne이 참여한다.
조사 자료에는 Thomson Reuters HighQ, Free Law Project의 CourtListener.com, Courtroom5가 포함된다. 전문 법률 AI 기업도 생태계에 들어온다. Harvey는 법률 추론, Solve Intelligence는 특허와 선행기술 자료, Legora는 조사·검토·문서 작성을 지원한다.
대형 로펌은 일반적으로 한 회사의 기술만 사용하지 않는다. AI 도입을 위해 기존 업무 시스템 전체를 다시 구축해야 한다면 비용과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Google은 반대로 실제 자료가 이미 존재하는 도구 위에 AI Agent를 연결하고, 데이터에 붙어 있는 기존 권한을 유지하는 방향을 택했다.
대형 로펌이 제품 개발에 참여하며 경쟁도 한층 치열해져
Google은 Cleary Gottlieb, Freshfields, Weil, Williams & Connolly가 Gemini Enterprise for Legal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형 로펌의 초기 참여는 실제 사용 환경을 제품에 반영하는 데 중요하다. 시연에서는 인상적인 기능이라도 사건별 권한, 고객 기밀성, 검토 절차, 변호사들의 협업 방식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현장에서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Reuters에 따르면 고객들은 로펌이 AI를 도입하고 그 결과를 실제 효율 향상으로 연결하길 점점 더 기대하고 있다. 대형 로펌 입장에서도 완성된 플랫폼을 나중에 받아들이는 것보다 초기 개발 단계에서 자사의 업무 방식과 위험 관리 요구를 반영하는 편이 유리하다.
경쟁 역시 확대되고 있다. Thomson Reuters는 전문 업무용 AI 기능을 강화하고 있고 Anthropic도 기업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Harvey와 Legora 같은 전문 법률 AI 기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특정 영역에서는 Google과 경쟁하면서 다른 영역에서는 Google 생태계에 연결될 수 있다.
결국 경쟁의 기준은 단일 질문에 어떤 모델이 더 좋은 답을 내놓느냐에서 벗어나고 있다. AI가 보조하는 전문 업무 전체의 운영 기반을 누가 차지하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법률 AI에서는 모델 성능보다 개인정보 보호와 Governance가 더 중요할 수 있다
Google이 특히 강조하는 약속은 고객 데이터, 로펌 고유의 업무 지침, 지식재산, 맞춤형 AI Agent, 생성 결과를 Google의 기반 모델 학습이나 추가 학습에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법률 AI 도입을 가로막는 핵심 문제와 직결된다. 의뢰인의 비밀 정보는 일반 소비자용 챗봇에 입력하는 평범한 질문처럼 다룰 수 없다. 기업 법무팀은 영업비밀, 내부 조사, 직원 정보, 아직 공개되지 않은 거래 자료까지 다룰 수 있다.
Gemini Enterprise for Legal은 조직이 이미 설정해 둔 권한 경계 안에서 작동하도록 설계됐다. 특정 사건이나 문서를 볼 권한이 없는 변호사가 AI Agent에게 질문하는 방식으로 제한을 우회해서는 안 된다. Google은 생성 결과의 근거와 인용 정보를 추적할 수 있게 해 사용자가 원자료로 돌아가 검증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그렇다고 사람의 검토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법률 결론은 관할, 사실관계, 절차 단계, 미세한 문구 차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AI가 자료를 잘못 해석하거나 수정이 필요한 초안을 만들 수도 있다. 이번 발표의 의미는 AI Agent가 곧 변호사를 대체한다는 데 있지 않다. 기업용 AI가 법률 실무의 실제 제약을 중심으로 다시 설계되기 시작했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